【에이블뉴스 김최환 칼럼니스트】 도쿄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 금메달리스트인 앙캥캉 선수(38)는 프랑스 일간 르몽드 인터뷰에서 자신은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불리길 거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국제 대회에 출전할 때는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선수'지만, 비장애인과의 유일한 차이점은 의족을 착용한다는 점뿐"이라며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선수이기에 앞서 그냥 트라이애슬론 선수이고 싶다"고 말했다.
앙캥캉 선수는 "오늘날 사회에서 '장애'라는 단어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단어는 경멸적이고 부정적인 용어이고, 실제로는 우리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면 많은 사람이 쓰는 안경은 원래 시각 보조기구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경을 쓴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말하느냐"고 반문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장애인을 인식하는 태도나 방식이 부정적이고 차별적이고 배타적인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런 현상의 배후에는 그동안 우리 국가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그릇된 시각과 처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과 어울려 보지도 못했고 함께 활동한 경험이 없어서 장애인 하면 불쌍하게 생각하며 동정적으로 시혜를 베풀고 복지적 측면에서만 장애인을 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정부에서는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고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제거하고,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권리 보장 증진 및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통합 사회 조성을 위한 사회적 장애인식개선교육 및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범국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차별과 배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스포츠 사회에서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선수가 우리 팀의 일원이 될 때 벌써 ‘함께 운동할 기분이 내키지 않는다는 반응’을 얼굴에 내비치기도 한다. 이것은 곧 장애인 선수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필자가 운동하는 스포츠 종목 중에는 특히 게이트볼 종목은 경기자 10명이 홍공(볼)팀과 백공(볼)팀 두 팀으로 나누어 각각 5명씩 한 팀이 되어 자신의 타순 번호에 따라 필드에서 경기하는 데, 한 사람의 실수는 팀의 승패를 결정짓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팀원 구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자기 팀원 중에 장애인이 들어오면 벌써 자기 팀이 졌다고 생각을 먼저 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사실 경기해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이 있음에도 말이다.
간혹 상대 팀에서는 저쪽 팀은 장애인이 있어서 오늘 경기는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착각을 가질 때도 있다. 하지만 경기를 해보면 장애인이라고 무시했던 그 장애인이 다른 선수들보다 우수한 실력으로 팀의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되는 현실을 목격하고 스포츠에서는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새롭게 갖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저 사람 어떻게 저렇게 잘해요?”
필자는 그럴 때는 저 선수는 ‘장애인 선수’ 아니고 당신들과 같은 ‘그냥 선수’니까라고 말하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라고 일러준다. 아직도 편견과 차별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대한민국에서 장애인 차별은 직접차별, 간접차별, 정당한 편의 제공 거부에 의한 차별, 광고에 의한 차별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중에서 광고에 의한 차별은 광고의 내용이 장애인에 대한 제한, 배제, 분리, 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나타내는 것이다.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장애인을 돕는 사람을 영웅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묘사하는 것도 광고에 의한 차별이 될 수 있다. 장애인을 열등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게 하는 것이 된다.
특히 언론이 자주 사용하는 장애인의 반대 표현으로 ‘정상인’ ‘일반인’을 사용하거나 장애인 선수에게 ‘신체적 장애를 극복’ ‘시각장애를 딛고’ 등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묘사한 경우가 있다. '장애 극복'은 부적절한 표현이다.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과 편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평범하게 스포츠를 즐기지 못한다는 편견을 담은 사례들이다. 장애인 선수에 대한 편견은 '장애'를 열등한 인자라고 보거나 장애로 인한 선입견이나 혐오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장애인 인식 개선동화 『학교잖아요?』에서는 동네 공터에 특수학교가 생길까? 대형마트가 생길까? 지역주민들의 의견 대립 상황에서 “특수학교를 한 번도 생각 안 해 봤다”는 아이들은 “학교잖아? 왜 권리를 무릎 꿇고 빌어야 해?”하며 교육권이 있는 학생의 기본 권리를 물으며 장애인,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경계를 허물고 특수학교라는 편견을 깨뜨리는 사례를 말하고 있다.
차별과 배제가 없는 사회를 위하여, 우리 사회는 장애, 비장애를 구분하는 경계를 허물고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장애인은 장애를 가졌다는 차이가 있을 뿐 동등한 사람이다.
장애인 선수 아니고 ‘그냥 선수’라고 하자. 굳이 ‘장애인’이라는 딱지를 붙이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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